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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연구(21) - 이권희(총회신학 학술원 교수) 2021-12-27 오전 11:54:00 관리자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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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8편은 시편을 애송하는 많은 성도들에게 사랑 받는 시 중의 하나이다. 이 시는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깃딧에 맞춘 노래’라는 표제로 시작한다. ‘깃딧’이란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아직까지 알 수 없으나, 일부 학자들은 ‘깃딧’으로 번역된 ‘학깃티드’의 원형 ‘깃티드’가 블레셋의 한 종족인 ‘가드 사람’을 가리키는 ‘깃티’의 여성형이란 점을 들어 블레셋 땅 가드 족속들이 불렀던 곡조나 고안해 낸 악기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의미는 아니며, 다만 ‘깃딧’이란 제목이 붙은 8편 외의 81, 84편이 모두 즐거운 시라는 점에서 이 표제가 붙은 시들이 기쁨을 노래하는 시라고 추정할 뿐이다.

부르게만(Brueggemann)은 8편을 33, 104, 145편과 함께 묶어 ‘창조의 노래’로 구분하였다. 그의 구분처럼 이 시는 하나님의 창조를 노래하고, 그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높아진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아름다운 언어의 수를 놓으며, 하나님의 손으로 지으신 하늘의 달과 별,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 땅의 모든 짐승 등 천지 만물의 열거를 통해 하나님의 권능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지를 찬양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티칸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때 달에 영구적으로 남겨 둘 메시지로 시편 8편을 제출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시는 하나님의 천지 창조를 기록하고 있는 창세기 1장의 테마들을 반영한 시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학자들은 시편 8편을 찬양시로 구분하는데, 특히 시작과 끝은 이 시가 본질적으로 찬양의 노래임을 보여준다. 이 시의 기자인 다윗은 과거 목동 시절로 인해 자연에 대한 남다른 친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왕이 된 후 어느 날 문득 밤하늘의 달과 별을 바라보던 중에 과거 목동 시절의 자연에 관한 감동과 하나님께서 주신 영감을 얻어 이 시를 기록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그의 찬양은 1절과 9절이 수미쌍관(首尾雙關) 형식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감격으로 시작하고 마치면서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감격을 매우 효과적으로 드러내는데서 극치를 보인다. 다윗은 서두에서 소개한 명제를 증명이 끝난 결론으로 제시함으로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시편 8편의 최종적인 목적임을 보여준다. 학자들 가운데는 1절과 9절의 반복된 ‘여호와 우리 주여(예흐와 아도네누)’라는 표현을 근거로 이 시가 공동체 찬양이었다고 보는데 이는 이 시를 하나님의 백성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하늘과 땅에 충만한 여호와의 영광을 노래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시는 성전 예배나 장막절과 같은 절기에 하나님께 감사를 표하는 찬양으로 사용되었으며 초대 교회 당시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기념일에 불러졌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표면적인 해석에 덧붙여 이 시의 핵심이 메시아 예언에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8편은 표면적으로는 하나님의 창조와 영광을 노래하지만, 이면적으로는 종말에 있을 메시아의 구속사역(비하와 승귀)을 통한 재창조와 인간의 영화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4절의 ‘인자’로 번역된 ‘벤 아담’은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의 아들’을 의미하는데 이 단어는 보잘 것 없는 인생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인자’라는 말을 예수님께서는 자신에 대해서 사용하셨으며, 일반적으로 고난 받는 메시아로서의 의미와 부활하신 왕적 메시아로서의 의미를 함께 공유한다.
이 시가 메시아 예언시라는 사실은 신약의 분명한 언급들을 통해 확인된다. 예수님께서는 “그렇다 어린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미를 온전하게 하셨나이다 함을 너희가 읽어 본 일이 없느냐(마 21:16)”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2절의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를 언급하신 것이다. 교만한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경멸할 때에 어린이들은 성전에서 “호산나! 호산나!”를 외쳤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바로 시편의 이 구절을 인용하여 어린 아이들의 외침이 옳다고 인정하신 것이다.
또한 히브리서 기자는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잠시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 하시며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시며 만물을 그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셨느니라(히 2:7,8)’고 하였다. 이는 시편 8편 4,5절을 인용하여 죽음의 고난 받으심으로 말미암아 영광과 존귀로 관을 쓰신 예수 그리스도를 언급한 것이었다.
바울은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두셨다 하셨으니 만물을 아래에 둔다 말씀하실 때에 만물을 그의 아래에 두신 이가 그 중에 들지 아니한 것이 분명하도다(고전 15:27)’고 하여 시편 8편 6절을 언급한다. 바울의 시편 8편 인용은 첫 사람 아담의 실패가 부활을 통한 마지막 아담 안에서의 영원한 통치로 완성됨을 설명한 것이다. 더불어 바울은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엡 1:22)’라고 에베소서를 통해 8편 6절을 다시 한 번 인용하고 있다. 바울은 여기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관계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에서 강조되고 있는 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이며, 유기적 통일성 안에서 그와 연합된 모든 부분들에게 명령하시는 그의 지위이다.
위에서 본 것처럼 시편 8편은 신약 성경에서 네 번 인용되었는데 적용된 모두가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되어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학자들은 이 시의 절대적 핵심을 메시아 예언에서 찾는 것이다.

오래 전 이 시를 낭송하며 여호와를 찬양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메시아는 소망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소망이었던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연약한 인간으로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낮아질 대로 낮추셔서 십자가의 고난을 죽기까지 당하게 하셨다. 그러나 그 분은 부활하신 후 만물을 그 발 아래에 두시고 영광의 관을 쓰시고 모든 것을 다스리고 복종케 하셨다. 이처럼 시편 8편은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함과 동시에 죄인인 피조물을 향한 사랑으로 인해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그분 자신이 죽기까지 순종하여 낮아지신 사역, 즉 메시아의 사역을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놀라운 은혜를 역사 속에서 실재적으로 경험한 우리는 그리스도와 그의 몸 된 교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찬양함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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